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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5.30 28] 엉킨 실타래 푸는 법 1
- 2011.05.02 26]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2
26시간을 날아와 캐나다 동부 끝자락에 짐을 풀었습니다.
괜한 그리움이 난데없이 찾아 옵니다. 그래서 그냥 하늘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Rockwood Parc에서..
엉킨 실타래 푸는 법
서영식
공 던지기 전 마운드에 선 투수가 삼루를 보며 쓱쓱 두어 번 땅을 밀잖습니까 그러면 지구 끝에서부터 썩은 땅들이 두어 발자국씩 철조망을 넘고 군중을 지나 야구장 매표소를 거꾸로 갈어가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얼마나 좋습니까 두어 발자국씩 바다 속 잠겼던 땅들이 모래를 털고 방긋거리며 일루로 걸어오지 않겠습니까 썩은 땅들이 푸른 바다로 밀려 들어가 지구 반대편에서 축축한 밀림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겠습니까 죽여야 좋습니까 볼넷도 주고 홈런도 맞아야 쓱쓱 땅 미는 횟수가 많아지지 않겠습니까 지구 건너편에 가난한 어린 타자가 타석에 서서 누더기 공을 주먹밥인양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아이 아버지가 이미 바다를 건너 이미 타석에 서 있지 않습니까 그 공이 홈런으로 장외를 뻗어 바다를 날아 아이에게로 간다면, 다음 타자가 나오는 동안 쓱쓱 두어 번 땅을 미는 투수가 웃지않겠습니까 태평양, 대서양 깊은 저층의 바닥들이 두어 발자국씩 육지로 기어와 철조망을 찢고 환호하는 군중이 되었다가 다시 희망을 던지는 마운드로 봉긋 솟구칠 때까지 아웃을 없애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지구 한 바퀴 돌려본다면,
엉킨 실타래는 거꾸로 푸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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