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관솔, 이궁묵

 

 

 

일어설 줄 모르고 주저앉은 어귀 지나

두 귀에 발자국 소리를 매어 달고

수레를 끌고가 듯 걸어가는 등 뒤로

 

쓰러져 누운 그림자를 일으켜 세우려고

발버둥치던 불빛이 꿈틀거리고

지나던 바람 귀신처럼 혼자 우는 밤

 

숨어버린 별을 찾아 헤매던 하늘에는

아이의 이빨 같이 하얗게 드러난

초승달이 돌아누워 눈을 감는다

 

갈고리에 걸려있던 바람마저

신들린 영혼처럼 머물지 못하고

곤히 잠든 조롱박을 흔들고 있다

by 김만석 2015. 3. 22. 0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