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11월25일 인천시 동구 화수동266-61번지의 ‘민들레 국수집’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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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정육점에서 이야기중인 서영남수사


▶금곡초등학교 자모회3명과 어린이 8명이 이날 방문했다

  이들은 민들레 국수집에 식사를 도우러 왔다가 때마침 김장을 도왔다


▶“원래 오늘 김장할 계획이 없었어요, 요며칠 민들레 식구들 김장하라고 밤에 어떤 분들이 배추와 무를 국수집 앞에 놓고 가시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김장합니다“라고 서영남 수사는 말했다.


▶“저희반 아이들이 두달동안 학교에서 1등해서 오늘 선물로 민들레국수집에 데리고 왔어요“라며 자모회 어머니 한분이 말했다


▶오늘 김장에는 새마을 부녀회에서도 돕고 있었다


▶민들레 국수집은 TV방영이후 3평에서 6평가량으로 확장되었다.


▶“선생님 지금 파를 89개 다듬었어”, “헐~~”하며 아이들이 어떻게 하는거냐고 물으며

   웃고 있다.


▶“자, 여기 누런잎을 쭉~벗겨내면 같이 한번에 벗겨지잖아”, “아하~~“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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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파다듬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서영남수사의 딸은 요즘 요리학원에 다니며 스스로 식사를 마련할수 있도록 요리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서영남 수사는 매월 민들레 식구들이 먹고 남는 쌀을 이웃의 독거노인이나 정부의 지원도  받지 못하는 어려운 40가구정도의 이웃에게 매달 나누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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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손님들


▶“찾아 오는 노숙자들에게 직접 방을 얻어 주시나요?”라는 질문에 서 수사는 “돈이 생기면  그런데 밖에 쓸때가 없잖아요”라며 웃는다


▶오늘 김장은 반은 민들레 식구들이 먹고 반은 김장을 못하는 몇몇이웃과 나눠먹는다고 했다


▶“우리는 민들레 식구들과 사는 것이 아닙니다, 이동네 여러 이웃들과 같이살고 있습니다” 라는 말에 나는 가슴이 뭉클했다, 그리고 왠지 내가 부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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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사는 사람들


▶‘베베 모임’을 하고있었다,‘베베’모임은 베드로(서영남수사)와 베로니카(서영남수사의 부인) 이름을 따서 지었고 ‘베베모임’은 한달에 한번 이웃들과 민들레 국수집에서 식사를 하며 정을 나누는 모임이다. 말 그데로 ‘같이사는 이웃’이다


▶민들레 국수집의 대성씨는 이제는 심각한 알콜중독과 노숙으로 인한 병이 거의 완치되고  이제는 뛰어 다니며 생활한다. 또, 대성씨는 서영남수사와 함께 한달에 두 번 청송감호소를 찾으며 수감자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주고있다. 대성씨는 또 담배와 술을 끊은지 8개월이나 됐다고 한다. 죽음의 무턱까지 갔던 사람이라고는 보여지지않을 만큼 서영남수사의 사랑은 사람과 세상을 바꿔 놓고 있었다


▶서영남수사는 “사람들이 자기집처럼 편하게 들어오고 편하게 나가시네요“라는 질문에  “밥은 눈칫밥먹으면 살로 않가요,편하게 먹고 편하게 가야죠”라고 답했다 과연 ‘민들레국수집’은 누구의것인지 구분할수 없었다 ‘소유자’는 없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이하고 있었다


▶‘민들레 국수집’의 가장 이상한 풍경이 하나 있다

  식사를 마치고 가는 손님에게 담배를 한가치씩 나눠주고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서영남수사의 사랑의 철학을 읽을수 있다. 그것은 ‘느슨함과 구속하지않는 기다림’이었다

  사람에게 “담배끊어라,술마시지 마라”라고 잔소리하고 구속하는것은 오히려 그사람들로 하여금 불편함과 동정을 받는 기분을 준다고 한다, 그들을 구속하고 조이면 담배는 쓰레기통에서 꽁초를 주워피고 폐지를 모아서 판 돈으로 술을 산다고 한다 그래서 서영남수사는 꽁초를 주워피우지 말라며 담배를 한가치 건넨다.


▶“근데요 이사람들 참 착해요”하며 말을 시작한 서영남수사는 이들은 “담배줄까요?“물으면

  꽁초라도 있으면 ”담배있어요“라며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이 민들레국수집 식구들의  공통된 소유의식인것같다.


▶“저친구는 우리식구가 된지 2년됐어요, 아직 알콜중독이 치료되지 않아 한달에 한번씩 좀 난리를 피워요, 허허” 서영남수사의 느슨함은 난리를 피워도 받아주고 그렇지 않을 때 까지 기다린다.


▶미들레식구들은 미들레국수집에서 식사만 하는것이 아니다 음식도 가져간다.서영남수사가  마련해준 월세방에서 밥을 해먹고 싶으면 해먹고 싫으면 와서먹고 일하고싶으면 일하고  하기싫으면 않하고 이들이 삶의 의욕이 생길때까지 서영남수사는 그들뒤에서 느슨하게 구속하지않고 기다준다


▶갑자기 정겨운 트로트가락이 나온다. 대성씨가 기분이 좋은지 민들레식구의 자전거에서 음악을 틀었다 그 자전거는 폐지를 주워 싣고 다니는 민들레식구의 생계수단이기도 하다  ‘쿵짝쿵짝 쿵짜라쿵짝 네박자 속에~~~~’ 모두가 즐겁게 일하고 즐겁게 식사하고 있다 취재나온 나도 취재보다 ‘네박자‘속에 취해 있었다.동행한 사진기자는 사진은 않찍고 장갑 끼고 배추를 다듬었다 난감했지만 내가 대신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화나거나 기분나쁘지  않은 이유는 무었일까? 바로 짜여 지거나 게획되지않은 서영남수사의’느슨함‘ 때문이다  취재를 해도 되고 않해도 되는 그런 민들레국수집의 ‘느슨함’을 우리는 벌써 배워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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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준비중인 대성씨


▶자전거 주인은 청송감호소에서 나와 2년전 건물옥상에서 노숙하는것을 서수사가 주소를 옮기고 생활보호 대상자로 취해 정부의 지원을 받고있다고한다 서영남수사는 “이들을 돕는 이유가 무었입니까?”라는 질문에 “제가 25년의 수도생활을 마치고 나와서 할줄아는게 뭐가 있겠습니까? 다만 복음데로 사는것밖에 할줄아는게 없습니다”고 대답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민들레손님에게 서영남수사가 요즘 수입을 물었다

 “하루에 팔천원정도구요, 잘벌면 만오천원이요” 이말을 듣고 왜 민들레국수집에서 이들에게  밥을 해주고있는지 알수있었다. 한달에 10만원의 월세와 물,전기료를 빼면 이들이 밥을 사먹기가 어려울수 밖에 없다 그러면 자연히 굶게되고 굶으면 병이 생기고 결국 병과  굶주림에 쓰러진다. 물론 이들은 한겨울에도 난방을 할수없다 난방은 이들에게는 아주 먼  나라 이야기다.


▶서영남수사의 ‘밥’은 살수있는 수단이요 세상을 사는 힘이 되고 있었다


▶‘민들레 손님들은 줄을 서지않는다‘ 이것이 다른 무료급식소와 또다른 점이다

  먼저왔어도 뒤에 온 손님이 더 배가고파 보이면 양보한다. 동네를 한바퀴돌고 와서 그 때서 식사를 하는것이 다른점이다


▶민들레국수집이 TV방영될 당시 감호소에서 출소한 한 가장이 아이를 데리고 식사를 하는  모습을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이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을 다니다 중퇴하고 혼자 살았다

  아버지가 출소하고 민들레국수집을 찾아온 이아이는 지금은 검정고시로 중학교를 마치고  기숙사가 있는 인천해사고에 입학했다고 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아이의 아버지는  이제 세상에서 더 바랄것이 없다고 한다. 빨리 돈을 모아 작은 방이라도 얻어 아이와 둘이 사는것이 ‘꿈’이라고 한다고 서영남수사는 말했다.


▶“우리 민들레 국수집에 오시는 봉사자들도 짜아놓은게 없습니다 하고 싶으면 하고 가고  싶으면 가고.....허허“ 맞다 이곳을 찾은 봉사자들은 짜여진게 없다. 일을하다 볼일이 생기면 간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또 온다. 이것이 민들레 국수집을 찾는 봉사자들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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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에 대해 서영남수사는 '똥'과 같다고 말한다


▶서영남수사는 ‘돈’을 이렇게 말했다

 “돈(소유한다는것)은 ‘똥’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돈’은 꼭 필요하지만 필요한 만큼만 갖고 필요한 다른이들에게 나눠줍니다,‘똥’은 많이 쌓이면 썩고 냄새 나잖아요,빨리 필요한 곳으로 없애야죠”


▶서영남수사는 요즘 노후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아이를 키우는 일이다.서영남수사는 부모가 없거나 버려지는 아이들을 위해 얼마전  민들레국수집 바로 옆건물에 전세를 얻었다. “아이들은 버려지면 않됩니다. 아이들은 버려지면 노숙자가 됩니다. 노숙자를 정상인으로 만드는 일보다 버려진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과 잠자리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하며 (가칭)‘민들레공부방’을 준비하는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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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맞아줄 '(가칭)민들레공부방'앞의 서영남수사


▶마지막으로 “지금 가장 필요한것은 무었입니까?”라는 질문에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너무 많아서 나눠서 먹고 있습니다, 다만 손님들에게 해주고 싶은게 있다면 고기를 많이 먹이고 싶어요, 우리 민들레 손님들은 고기를 좋아 하거든요” 라고   답했다. 처음 만나서 헤어질때까지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민들레손님들은 따뜻한 밥을 먹으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었다

  민들레 손님들이 찾아오는 이유는 서영남수사의 ‘느슨함’과 ‘구속하지 않는 기다림’이 이들이 민들레국수집을 찾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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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4일 인천시 동구 화수동 266-61 ‘민들레국수집’이 김장을 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사람이 없었다. 그곳에는 ‘천사들’뿐이었다.





032-764-8444'민들레국수집'

by 김만석 2007. 11. 25.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