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관솔, 이궁묵

 

 

 

일어설 줄 모르고 주저앉은 어귀 지나

두 귀에 발자국 소리를 매어 달고

수레를 끌고가 듯 걸어가는 등 뒤로

 

쓰러져 누운 그림자를 일으켜 세우려고

발버둥치던 불빛이 꿈틀거리고

지나던 바람 귀신처럼 혼자 우는 밤

 

숨어버린 별을 찾아 헤매던 하늘에는

아이의 이빨 같이 하얗게 드러난

초승달이 돌아누워 눈을 감는다

 

갈고리에 걸려있던 바람마저

신들린 영혼처럼 머물지 못하고

곤히 잠든 조롱박을 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