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끝에 홀로 오르니흰 점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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