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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쫀드기


'쫀드기'와 '아폴로'를 먹으며 '갤러그'에 열중한다.<올훼스의창>과<드래곤볼>을 보느라고 밤잠을 설친다. 모양틀에 맞게 설탕 뽑기를 떼어내기 위해 온 정신을 집중한다.주말에는 말 그대로 눈물없이는 볼수없는 <모정의 세월>을 보면서 훌쩍거린다.

(전략)불량식품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나누는 동호회도 40여개나 활동중이다.'무지개 불량식품 동호회'는 회원이 무려 223명. 아예 불량식품만 전문으로 파는 온라인 쇼핑몰도 등장했다(후략)
우리 어릴때는 '쫀드기'라고 불리웠던것이 있었습니다. 자 다음의 불량 혹은 선량한 군것질 가운데 기억나는게 몇가지나 있는지 살펴보십시요

채 익지도 않고 땅에 떨어진 독성(毒性)복숭아, 달고나, 20원짜리 핫도그(안에는 손가락 한마디 만한 진주햄 소시지가 있습니다), 50원짜리 오리뽑기,쭈쭈바, 쌍쌍바, 줄줄이 사탕, 나라니(나란히)빵, 지독하게도 달고 시던

비닐막대기 속의 분말주스 '아폴로',
신문지를 삼각형 모양으로 접어 담아 주던 뻔데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옛날에는 학교에서 불량식품 먹지 말라는 가정통신문도 발송하곤 했지요.

매년 초여름이 되면 학교앞에서 파는 설익은 복숭아 따위를 먹고 복통을 일으키는 어린이들도 속출했습니다.

소풍가기 전에 선생님들은"절대 불량식품을 사 먹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고 그런 교사들과 상인들과의 숨박곡질도 대단했습니다. 아, 그리운 금단의 식품들!!


불량식품 생산자들은 70년대에도 여전히 천재성을 발휘했습니다.
화공약품 첨가 막걸리를 만든 천재,
폐유첨가참기름을 만든 천재,
비소나 모래를 첨가한 두부를 만든 천재,
염색 완두콩 만든 천재, 아교 첨가 비스킷 만든 천재,
유해 아질염산 첨가 고기 만든 천재, 하이타이 첨가 맥주만든 천재''''''''''''.

위에 열거한 성인용 부정 식품들은 신문에도 자주 나오고 사회문제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학교앞의 어린이용 불량식품들은 상대적으로 뒷전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들은 관련 소식을 심심찮게 게재하곤 했습니다.

당시 불량식품을 박멸시키느라 고생한 나랏님의 소식을 전하는 관련 신문기사 한 꼭지를 보여드립니다.

조선일보 1982년 12월 8일자로군요. 제목은 <국교 주변 불량식품 7월후 2천건 적발>입니다.


국민학교 주변에서 부정-불량식품들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7월부터 11월말까지 서울시내 316개 국민학교 주변에 있는 구멍가게와 노점상등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팔리고 있는 유해식품을 단속한 결과 모두 2190건을 적발해낸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별로 보면 무허가 식품이 1406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허가된 제품으로서 부폐 또는 변질된 것 130건등이었다.(후략)


그나저나 요즘 젊은이들은 도대체 왜, 먹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이 풍요의 시대에 어린 시절의 불량식품을 그리워하는 것일까요. 감시를 피해 금기를 어기며 먹던 쾌감을 잊지 못해서일까요?


옛날 그시절, 불량식품이 판치던 그 시절, 다른 종류의 '高强度'불량이 어청나게 많았다는 사실도 알고 계시지요? 하지만 그 시절의 수백수천 가지쯤되는 '불량'가운데 생명을 갖고 되살아난, 그리운 '불량'은 몇 안되는 것 같습니다.


출처: 옛날 신문을 읽었다/이승오/다우


책의 내용이 이시대를 살았던 여러사람이 공유하기 좋은것 같아 시리즈로 올리려 합니다.

by 김만석 2008. 1. 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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